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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 독일

프랑크푸르트 : 괴테의 도시? 나에겐 차범근의 도시다

 

 

 

프랑크푸르트 : 괴테의 도시? 나에겐 차범근의 도시다 

 

 

2019년 6월 11일

 

 

도착해서 뒤척이다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눈을 떴는데, 어두컴컴하니 뭔가 분위기가 요상합니다. 시계를 보니 거의 4시입니다. 헐~~ 도대체 얼마나 잔거야. 어제 오후 6시쯤 잠이 들었는데 10시간을 내리 잔 겁니다.

 

 

하, 새벽에 일어나니 배가 고픕니다. 어제 기내식이랑 과자 부스러기 몇 개 먹고 아무것도 안먹었느니 그럴만도 하지요. 물로 배를 채우고, 숙소 주방 밥 솥을 열어보니 밥이 무지~ 먹음직스럽습니다. 도둑 고양이가 되어 밥솥 밥을 퍼먹는 상상을 잠깐 했습니다.

 

 

비 소리가 세차게 들리네요. 아, 첫날부터 비 속에서 헤매야 되나? 바깥이 밝아와서 동네 산보를 나갑니다. 다행히 비가 잦아들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의 새벽 모습은 어떨까요?

 

 

기대에 차서 숙소를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이런 광경이 뙇!

헉! 아자씨! 왜 여기서??

 

 

거리로 나와도 노숙자들이 보인다.

여기가 독일인데, 이런 사람들이? 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은 모습이네.

 

 

한국은행이 왜 여기에??!!

첨 봤을 때 이렇게 생각했는데,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거 천지다.

 

 

프랑크푸르트의 상징이 된 유럽중항은행.

프랑크푸르트 검색하면 저 유로 마크가 젤 먼저 나오더만.

 

 

어딘지 모르게 품위가 있어보인다. 모더니즘 초창기의 건축물 같은데, 클래식함이 절로 묻어 나온다.

나중에 지도를 봤더니 오페라 극장 비슷한 용도라고.

 

 

너무 이른 시간이라 청소하는 사람들뿐이다.

근데 청소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랍계 사람들이다. 게르만 형님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아침을 준비하는 부지런한 터키 케밥집도 보이고,

 

 

맛나다는 독일 검은빵을 파는 빵집도 벌써 열었다.

 

 

1시간 가량 산책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묵는 한인 민박에서는 8시에 아침을 제공합니다. 그냥 빵쪼가리나 밥에 김치 정도만 나와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밥의 수준이 장난이 아니네요. 정말 푸짐합니다. 맛나게 잘 먹고 본격적인 시내 구경에 나섭니다.

 

 

독일의 수도는 베를린입니다. 통일 되기 전 서독의 수도는 본이었구요. 그럼 동독의 수도는 어딜까요? 저도 모릅니다. 찾아보니 베를린이라고 나오네요. 통일이 되면서 전격적으로 통일 독일의 수도를 베를린으로 정했습니다.

 

 

수도는 베를린이지만 독일은 중심지가 따로 없습니다. 지방마다 나름의 중심지가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는 금융과 경제의 도시입니다. 유로화를 발행하는 유럽중앙은행이 있고, 독일에서 가장 큰 은행인 코메르츠 은행의 본사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대륙에서 독일로 오는 편은 대부분 여기로 옵니다. 그래서 좀 왁자지껄합니다.

 

 

근데, 유럽의 중심 독일, 그 독일의 중심인 프랑크푸르트가 인구 고작 80만의 도시라네요. 애걔걔, 겨우 그 정도야? 부산 정도 되는 도시 아니었어? 시내도 걸어서 하루면 왠만한 건 다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설마 한 도시를 하루에 다 볼 수 있기야 하겠습니까만, 규모로 봐선 그렇게 크지 않다는 말이겠지요.

 

 

오늘 여행의 미션은 빌리브란트역에 있는 차붐의 모습을 보는 겁니다. 다른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 멋진 허벅지만 볼 수 있다면 오늘 할 일은 다 한 겁니다.

 

 

민박집의 아침 식사 수준이 이 정도다. 진짜 하이퀄리티다.

독일에서 이런 식사면 독일까지 온 재미가 없는데....ㅋㅋㅋ 

 

 

시내 중심가로 가다 보니 근사한 건물이 있다.

슈타인겐버거 호텔. 아, 저거 이 도시를 대표하는 호텔이라고 나와 있는 걸 봤다.

회사돈으로 해외 출장 다닐 땐, 저 정도의 호텔에서도 막 묵고 그랬는데....

이젠 시간 많고 돈은 없는 가난한 여행자가 되니 달라보인다.

 

 

호텔 바로 앞에 역이 있는데, 자세히 보니 빌리브란트 역이다.

헉, 이렇게 가까이 있었어?

차붐이 여기에 있단 말이지!!

 

 

드디어 만났다. 저 존경스런 허벅지를!!!

진짜 멋찌다. 이 도시 제일 중심 역에 저렇게 차붐이 떡하니 있다니!

지성이도 흥민이도 물론 멋지지만, 나에겐 누가 뭐래도 차붐이다.

혹시나 옆 기둥에 계신 분들도 쭉 훑어 봤지만 아는 분은 없었다.ㅎㅎ

이렇게 일찍 미션을 클리어하다니..... 우쮸쮸!!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나는 첫번째 광장.

아침이라 사람이 많진 않지만 여기저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꽤 유명하신 분의 동상인가 보다. 누구신지 궁금하다. 너무 대충봐서 그런가, 설명하는 걸 찾지 못했다.

앉아서 광장의 아침 풍경을 즐긴다.

 

 

코난의 인더스트리아가 여기서 왜 나와???

저기 삼각형으로 생긴 건물이 독일에서 젤 큰 은행의 본사다. 한동안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젤 높은 건물이었댄다.

노먼 포스트라는,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도 만들고 한, 건축계에서는 아주 유명하신 분이 만드셨다. 근데, 그닥, 딱히, 뭐, 이 정도다. 미래 소년 코난에 나오는 인더스트리아의 실사판인 줄 알았다.

사실 유명한 분이 설계한 건물은, 물론 나름의 의미를 지닌 작품도 있지만, 다수는 별로 믿을 게 못된다. 라파엘 비뇰리가 설계한 종로 타워도 그렇고,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도 그렇고. 어쩌면 그 이름 값으로 고개를 끄덕이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엔 혼자 계신 분이다.

자세히 보니 괴테다. 참 그렇지, 이 도시는 괴테의 도시지. 괴테하우스도 있고.

독일은 참 대단한 나라다. 그 많은 철학자들과 문학가, 음악가들이 이 나라에서 나왔다. 게르만족 자체가 우수해서 그런가.

 

 

요기는 괴테가 살았다는 괴테하우스. 그 시절에 이 정도 집에서 살면 꽤 잘 산게 아닌가.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다는 문구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앗, 서점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몇몇 어르신들이 망중한을 즐기고 계신다.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으면 나도 좀 읽고 싶은데. 물론 모두 독일어 책이다.

 

 

일본 만화의 힘! 망가 코너가 따로 있다.

 

 

원피스 발견!

 

 

교회당과 식당이 운치가 있다. 광고판 그런 거 없다. 참 깔끔하다.

 

 

평일 오전 광장의 여유로운 모습

 

 

1인 식당의 운영하고 계시는 터키 아저씨도 계시고.

 

 

흥민아, 왜 슛을 저기다 쏘고 그래!!!

여기가 My Zeil 마이차일이네. 쇼핑몰인데 특이하게 생겼다. <세계를 읽다, 독일>이라는 책에 나온 이 사진을 봤더랬다.

 

 

내부는 좀 더 신기했다. 풍선 위에 무거운 쇠구슬을 올려놓은 마냥 지붕이 한 곳으로 모아진 구조다. 이런 발상이 참....

근데 비가 오면 그 많은 물이 다 이리로 모일텐데, 어쩌지? 라는 노가다 근성이 나왔다.

 

 

지붕의 모습.

내부는 울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쇼핑몰이다.

하지만 특이한 지붕이며, 그것을 잘 볼 수 있도록 설계한 내부 구조 등이 인상적이다.

쫌 멋있다.

 

 

저렇게 혼자 연주하는 가난한 음악가들이 꽤 많다.

잠깐 걸음을 멈추고 듣는 재미가 있다.

 

 

이 도시의 거리중에서 가장 유명한 뢰머 광장.

예쁘다.

 

 

뒷 배경은 흐릿하게, 동상은 선명하게 찍어보려고 했으나 실패.

 

 

보통 유명한 광장에는 시청사가 있다. 아니 시청 마당이 유명한 광장이라고 해야 되나?

암튼 여기 뢰머 광장에도 시청이 있다. 국기도 달려 있고 해서 뭔가 다른 건물이라 생각되어 물어보니 시청 맞댄다. 안을 살짝 구경했다.

 

 

이 동네에서 나름 유명한 아이젤르너 다리.

우리 동네 근처 삼랑진에도 저런 다리 많다.

 

 

이런 사랑의 자물쇠는 세계 어딜가도 공통인가 보다.

 

 

프랑크푸르트의 정식 명칭은 프랑크푸르트암마인(Frankfurt am Main)이다. 마인강가에 있는 프랑크족의 통로라는 뜻이라고 한다.

마인강은 프랑크푸르트를 가로지르는 500Km나 되는 긴 강이다. 이 강이 북쪽으로 흘러 라인강과 합쳐지고 합져진 물이 북으로 북으로 가서 네덜란드를 지나 북쪽의 바다로 흐른다. 기차를 타고 라인강변을 가다가 라인강과 마인강이 만나는 지점도 봤다.

 

 

강이 잘 보이는 벤치에 자리잡았다.

강변을 뛰는 게르만 형님들도 보이고 산책하는 아랍 부부도 보이다. 한참을 지나가는 사람 구경했다.

강가에서 보는 시내 중심가다.

 

 

강 반대편의 도로.

자전거 도로가 있고 사람이 다니는 인도가 따로 있다.

어딜가나 자전거가 많고 자전거 타기도 편하다.

다른 건 몰라도 이런 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