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집에서 지킬 것
Keaton Kim
2019. 5. 24. 17:56
집에서 지킬 것
아빠, 오늘 평일인데, 이 시간에..... 이제 백수 된 거에요?
그래. 인자부터 아빠 백수다.
헐.
백수 축하 파티 안해주나?
파티는 무슨.... 돈 벌 궁리나 하세요!
백수 된지 얼마 되지도 안했는데?
알았어요. 아빠, 이제 백수 되었으니 나하고 약속합시다.
그래, 무신 약속?
이제 집에 있으니 엄마랑 싸우지 좀 마요.
하~~ 엄마랑 안 싸웠는데.....
안싸우긴 뭘 안싸워요? 맨날천날 싸워놓고. 엄마 아빠 싸우면요, 예, 내가 무슨 말도 못하고요, 예? 이제 진짜 싸우지 마요.
그래, 알았다. 엄마랑 잘 지내께.
그리고, 삐지지 말기요.
내가 언제 삐짓다고 그라노?
삐지잖아요!
알았다. 안 삐지고 강이랑 사이좋게 지내께.
그거 두 가지만 지키면 집에서 잘 지낼 수 있어요.
알았다. 꼭 지킬께.
아, 참. 담배도 끊어요.
하~~ 노가다를 끊으면 담배도 끊는다고 했으니 함 해보께.
참, 이런 소릴 막내에게 듣다니. 여태 아이 눈에 어떻게 비춰졌는지 알만 하다. 반성, 또 반성. 산이와 들이가 싸운다고 머라할 일이 아니다. 아이들한테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하기가 부끄럽다. 백수가 어떻게 지내야 되는지 강이가 바로 핵심을 찌르네.
나랑 가장 가까운 가족과 사이 사이좋게 지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