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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책읽기 좋은 시간

 

 

 

# 67. 책읽기 좋은 시간

  

 

 

집에 돌아와서 와서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합니다. 종일 밖에서 일하면서 얼어붙은 차가워진 몸뚱이를 녹입니다.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추운 날씨에 견디는 게 딱 질색인 저에게는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샤워 후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고 침대에 눕습니다. 캬~~ 여기가 바로 천국인가 봅니다.

 

 

 

오늘 하루 고생 했으니 지금부터 2~3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입니다. 누워서 핸드폰으로 서핑을 합니다. 유럽 챔피언스 리그가 한창인 요즘은 맨시티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보기도 하고 지난 주 있었는 UFC 경기도 봅니다. 밴드의 새 소식도 보고 얼굴책의 주인공들도 한 번 스윽 봅니다. 그러다 보면 한 시간은 훌쩍 가 버립니다.

 

 

 

머리맡에 있는 책들이 째려보고 있는 것 같아, 그제서야 미안해서 책을 듭니다. 어제 어디까지 읽었더라? 보자, 음 여긴데, 어제 읽은 부분이 하나도 생각이 안나네. 이런~~ 읽은 부분을 다시 보기도 하며 뒤적입니다. 근데,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나와 따뜻한 방 침대에 누워 있어니, 어느듯 집중력은 개나 줘버립니다. 스르륵스르륵 어느새 몸은 잠의 나락으로 빠져 듭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불은 다 켜진 채로, 책은 머리맡에 그대로 있는데, 너댓 시간을 잤습니다. 화장실 한 번 다녀와서 물 한 컵 마시고 다시 잡니다.

 

 

 

요 며칠 매일 책을 읽긴 했으나, 전혀 진도가 안 나갔습니다. 진도도 진도지만 머리 속에 남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침대에 누워 노곤함과의 싸움에서 매일 진 결과입니다. 도서관에 가 볼까 생각도 했으나 샤워 후에 다시 옷을 꺼내 입고 도서관까지 갈 엄두와 용기가 안났습니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책을 읽었습니다. 몇몇은 밀린 업무 때문에 남아 한창 야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조용히 책을 읽습니다. 저녁형 인간이라 이 시간의 집중도는 꽤 높습니다. 얼릉 집에 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고 싶지만, 한 두시간 퇴근을 미루고 책을 읽는 기쁨도 꽤 달달합니다.

 

 

 

책을 읽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은, 환경이 바뀌면서 여러 방법으로 시행 착오를 거칩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가장 알맞은 시간과 방법을 찾습니다. 이젠 어느듯 습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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