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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오늘 사표를 썼습니다

 

 

 

오늘 사표를 썼습니다

 

 

 

오늘 사표를 썼습니다.

 

 

가끔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가슴이 막힙니다. 짧으면 몇 초, 길면 일이 분 지속됩니다. 가슴을 펴고 크게 호흡을 하고 나면 조금 낫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배가 아픕니다. 뒤척이며 일어나 세수를 하고 출근 준비를 할 때도 계속 아픕니다. 집을 나서서 회사에 다다를 때쯤 배 아픈 것이 사라집니다. 핸드폰 벨이 울리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꽃을 봐도 맑은 하늘을 봐도 예쁜 줄을 모릅니다. 좀 되었습니다. 일요일 오후부터 침울해지기 시작합니다. 직장으로 가는 밤버스에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멍하니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화장실에서 몇십 분을 앉아있습니다. 쉬는 날에도 왠지 불안합니다.

 

 

사표를 써야 될 이유는 오백만 가지가 넘습니다. 사표를 내지 않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그런데 엄청난 용기를 내어 사표를 썼습니다. 16년간 다니던 회사입니다. 이 회사에 들어와서 둘째를 낳아 떡을 돌리고 그랬는데 그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그 어마무시한 시간을 이 회사에 있었습니다.

 

 

막상 내고 나니 여태 그렇게 고민했던게 우스워질 정도로 간단하고 빠르게 진행됩니다. 이런 거였어? 시원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요? 궁금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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