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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방을 빼다

 

 

 

# 33. 방을 빼다

 

 

  

방의 짐을 정리합니다. 여기로 옮긴 지 딱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와이셔츠 몇 장, 바지 세 벌, 수건과 세면도구, 전기요 등... 트렁크 하나와 백팩 하나에 다 들어갑니다. 정리하고 난 썰렁한 방안을 둘러보니, 한 평 고시원이 꽤 넓어 보입니다.

 

 

 

다시는 서울 생활을 안 할줄 알았는데, 벌써 이 도시에서 2년을 살았습니다. 군대 2년이면 어마어마한 시간인데, 금번의 2년은 진짜 훌쩍 가버렸습니다. 조금은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는데, 그렇게 빨리 지나간 걸 보면 그렇지도 않았는지 모릅니다.

 

 

 

1년을 고시원에서 보냈습니다. 머리와 발이 동시에 닿는 공간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갑갑했지만, 또 지내보니 아늑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걸어서 출퇴근 할 수 있고, 그래서 싫어하는 지하철을 안 타도 되는 장점이 있었지만, 그래서 좀 게을러지는 단점도 있는 숙소였습니다. 지난 1년, 잘 지냈다고 해야 할지 잘 버텼다고 해야 할지.....

 

 

 

다시 서울로 올 수 있을까요? 내가 원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만, 앞으로 어찌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싫은 이유는 무지 많지만, 무엇을 배우기엔 가장 좋은 조건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나저나 담주까지는 출근을 해야 하는데, 어디서 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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