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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내가 살고 싶은 도시

 

 

 

# 34. 내가 살고 싶은 도시

 

 

  

히가시히로시마의 사이죠는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언덕위에 있던 작지만 맛나던 빵집과 자주 가던 라멘집이 기억납니다.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미나미시나가와의 시타미치도 빠질 수가 없네요. 기품이 있는, 그렇지만 서민적인 가게가 풍경을 이루던 그 길 말이지요.

 

 

 

난징은 오랫동안 중국의 수도였던 까닭에 유서 깊은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쑨원의 묘가 있구요, 오래된 성벽도 남아있습니다. 중국의 여느 도시와는 다르게 거리도 깨끗합니다. 텐진의 탕구 지역은 추억이 많은 동네입니다. 골목골목 야타이의 맛나는 거리 음식들과 함께 놀던 중국 언니들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중동의 여러 도시들도 선명한 추억이 많지만,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별루 안듭니다. 호주도 깨끗하고 아름답기로 따지자면야 손가락 안에 들지만, 저녁이 되면 캄캄해집니다. 다들 문을 일찍 닫아 놀만한 곳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기저기 많이 옮겨 다녔습니다. 밥벌이로, 아무래도 적응이 되지 않던 서울부터 부산, 울산, 인천 등을 거쳤습니다. 이번에도 낯선 도시로 회사에서 저를 보내려고 합니다. 하도 많이 다녀서 이제 익숙할 만도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곳으로 가는 설레임과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살면 그곳이 고향이다.' 라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는 고향이 좋습니다. 친구들이 있고, 부모형제가 있고,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곳 말입니다. 그곳에는 추억이 있습니다. 어릴 때 걷던 길이 있고, 학창 시절 자주 가던 가게가 아직도 있으며, 그 친구들은 동네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고향으로 내려가서 살고 싶은 마음이 그야말로 꿀떡같지만, 이노무 밥벌이는 아직도 나를 가족을 떠난 이방인으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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