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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서늘한 정신

 

 

 

# 74. 서늘한 정신

  

 

 

오늘도 비루하고 구차한 하루를 살았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선생이 무기징역으로 감옥에 있을 때 집으로 보낸 편지글을 모은 책입니다. 그 책에서 힘들다는 얘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검열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집안 식구들에게 자신의 비루하고 구차한 일상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징역을 살면서 항상 '서늘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장의 환경이 변명하게 만들고 지치게 만듭니다. 나는 여기서 뭘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수없이 드는 요즘입니다. 이 현실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고 있지만, 섣불리 실행에 옮기기는 힘듭니다. 그게 안된다고 하면, 어찌되었건 여기서 버티는 수 밖에 없습니다. 버텨야 하는데 나를 잃지 않고 버티기가 쉽지 만은 않습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거의 침몰 지경에 다다르면, 도리어 머리속에 서늘한 바람이 일면서 맑고 시원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상황까지 가지 않더라도 항상 '서늘한 정신'을 가지고 싶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잠깐의 시간은 가능합니다만, 일상에서도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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