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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현장 이동

 

 

 

# 39. 현장 이동

 

 

  

그래도 2년 넘게 본사에 근무했다고, 짐이 꽤 된다.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은 박스에 싸서 파우치로 부쳤다. 옆 부서에 직원 및 팀장과 인사를 하고 우리 팀원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 진심 어린 말로 헤어짐을 격려한다. 그리고 사무실을 나왔다.

 

 

 

담배 한대를 피워 물고 본사 건물을 바라본다. 남겨진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의 업무와 씨름을 할테고 떠난 사람은 쉽게 잊혀질 것이다. 직원들과 이별할 땐 담담했는데, 사무실은 보니 왠지 울컥했다. 몸의 일부에서 튕겨나온 짜투리 같은 느낌이다.

 

 

 

건축을 사랑하지만, 이런 건축은 오래 할 생각이 별로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축의 다른 길도 여전히 많다. 하지만 지금 형태의 건축을 관두기는 쉽지 않다. 밥벌이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이 그만두고 나온다면 이런 기분일까? 이보다도 심하겠지.

 

 

 

이렇게 지금 나는 새로운 현장으로 간다. 새로운 음식을 먹으며,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업무를 할 것이다.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솔직하게 들여다보면, 이젠 두려움이 더 크다. 앞으로 내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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