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이야기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 79.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 자크 라캉

 

 

 

현장에서 내가 할 일은 내가 맡은 구간의 공사를 주어진 시간 내에서 안전하게 품질 수준을 유지하면서 마치는 겁니다. 그 일을 위해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수십 통의 전화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 격려와 회유와 협박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누구를 위한 일일까요? 요즘의 나를 보면 우리 현장 오야지가 닥달하니까, 그에게 인정받으려고 일하는 건 아닌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나는 나의 일을 하지만 조직생활에서는 그것이 곧 현장의 수장을 위한 일이기도 하고 나아가서는 회사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딱 잘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라캉이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했지만, 이것이 나의 욕망인지 타인의 욕망인지 구분이 애매한 경우도 많습니다.

 

 

 

구분이 애매한 경우도 있지만 애초부터 내가 이것을 구분하는 연습을 하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고 어떤 것이 남이 원해서 하는 것인지 그것을 딱히 구분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잘 모르는 것이지요.

 

 

 

조금씩 연습하려고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 중에서 타인의 시선 혹은 나의 책임에 의해서 욕망하는 것을 하나씩 빼내는 연습을 하고, 빼다 빼다 안빠지고 남은 것이 바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본질적인 나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그걸 알고 싶습니다.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편지  (0) 2018.02.15
산이 중학교를 졸업하다  (0) 2018.02.10
나의 우주  (0) 2018.01.23
생일  (0) 2018.01.23
Another Brick in the Wall  (0) 2018.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