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 그립고 그립다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자마자 그립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것은은 타향에서 나의 일이 바쁘면 바쁠수록 더 심해집니다. 그 그리움의 대상은 나의 가족입니다.
지난 주말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산이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못 나눈 것, 들이를 한 번 더 안아주지 못한 것, 강이가 잘 하는 것을 좀 더 칭찬해 주지 못한 것, 알량한 자존심으로 아내랑 사소하게 다툰 것, 부모님이랑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한 것,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 그리움은 갈증입니다. 가족과 얼마나 함께 시간을 보내야 이 갈증이 해갈이 될까요? 서로 껴안고 뒹굴고 예뻐하고 지지고 볶고 싸우고, 그래서 이젠 좀 떨어져 있자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때쯤이면 이 그리움이 없어질까요?
그리움으로 가족을 지탱하는 시기는 곧 지나갈 겁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그리움과 가족들이 생각하는 그리움이 서로 다른 길을 갈 시기도 곧 올 겁니다. 어쩌면 벌써 와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 그런 평범한 날이 오기를 바랩니다. 너무 늦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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