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프롤로그
막상 100일 글쓰기 신청을 하고 나니, 슬금슬금 후회가 몰려온다.
업무상 마감이라는 걸 겪다보니, 마감의 위력을 잘 안다.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게 마감인데, 굳이 자발적으로 마감이란 걸 만들어가면서 글을 쓸 필요까지야. 그렇다고 대단한 글쟁이가 되겠다는 거창한 다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진즉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진짜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다 학당의 지인의 꼬임과 학당 수업 중 가장 가성비가 높은 수업이라는 달콤한 말에 별 생각없이 덜컥 신청했더랬다.
100일 동안의 글쓰기라.... 사람이 되겠다는 곰같은 집념도 부족하고 쑥과 마늘로 100일 동안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절치부심의 노력도 부족하고, 100일 후 짜쨘하고 곰으로 변하는 것처럼 나의 글쓰기 실력도 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별로 없지만, 에잇,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다만 좋은 선생님과 좋은 학우들과 서로를 다독이며 함께 한다면 100일 동안의 글쓰기가 그리 고통스럽지만은 않을 거라는 기대감과 만약에 진짜 만약에 무사히 완주를 한다면 스스로에게 뭔가 뿌듯함도 느낄 수 있을테지.
많은 기대는 가지지 않되, 너무 느슨하게 가지도 말고, 적당한 긴장감으로 함께 가기. 일단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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