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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혼자 놀기를 배워야 할 때

 

 

 

 

# 3. 혼자 놀기를 배워야 할 때 

 

 

 

 

 

"주말에 집에 내려 갈까?"

 

"오지마! 애들도 1박2일로 놀러가. 나도 바쁘고. 내려와봤자 당신이랑 놀아줄 사람 아무도 없어. 서울에서 혼자 놀아!"

 

 


 

아이들이 아빠를 필요로 하는 때가 있었습니다. 애들이랑 공도 차고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즐겼습니다. 그 시절엔 아내도 남편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같이 손을 잡고 공원을 거닐거나 집 앞 오솔길을 걷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 다들 자기들의 생활로 바빠졌습니다. 주말에 내려가도 아이들 얼굴 보는게 힘들 때가 많아졌습니다. 한창 친구들 좋아할 나이긴 하지만요.

 

 

 


"니가 아빠랑 놀아줘라"

 

"나는 친구 만나기로 했단 말이야, 오빠야가 같이 쫌 놀아주라."

 

"형이랑 누나야는 어데 나가고, 왜 맨날 나만 아빠랑 놀아줘야 돼?"

 

 


 

어떨땐 누가 아빠랑 놀아줘야 하는가로 지네들끼리 싸우기도 합니다. 커헉. 지뿔만 한 것들이 이제 다 컸다 이거지.

 

 


 

아내도 공방을 시작하면서 많이 바빠졌습니다. 주말에도 어김없이 나갑니다. 바쁘기도 하지만 이젠 나랑 노는 것보다 친구들이랑 노는게 더 재미있는 거 같습니다. 가끔은 친구들이랑 술 먹고 늦게 들어와서는 라면 끓여내라고 행패도 부립니다. 이제 나랑은 잘 안놀아줍니다.

 

 


 

그래서 주말에 서울에서 혼자 보냈습니다. 혼자 책 읽고, 혼자 글 쓰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산책하고, 급기야 혼자 영화도 봤습니다. 혼밥, 혼술이 대세라고들 하지만, 여전히 혼자 노는 건 익숙치 않습니다. 별로 재미두 없구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 이제 혼자 놀기를 배워야 할 때인가요? 아직은 식구들이랑 노는게 제일 재미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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