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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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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만화책 # 17. 내 인생의 만화책 어느 날 집에 와 보니, 집에 있던 만화가 줄었습니다. 쌓여 있던 만화책을 보다 못한 울 마눌이 고이 묶어서 집 앞에 버렸댑니다. 이런~~~ 사라진 만화에는 애지중지 하던 시티헌터 전권도 있었습니다. 그걸 구하려고 헌책방을 얼마나 뛰어나녔는데.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그 뒤로 나도 느낀 바가 있어, 헌책방에서 만화책 사오는 건 이제 안합니다. 오늘 주제는 만화입니다. 이 기회에 내 인생의 만화책을 꼽아봅니다. 아아~~ 그 많은 만화를 어떻게 꼽지? 괜시리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왕 맘 먹었으니 함 해볼랍니다. 우라사와 나오키 내 인생의 롤 모델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어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이루어 질 것이라는 평범하지만 쉽지 않은 명제가 참이..
그리고 이별 # 16. 그리고 이별 "나 회산데, 야 본사로 올라와라." 딱 2년 전, 이 맘 때였습니다. 지방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 잘하고 있던 나를 본사가 꼬드겼습니다. 각박한 회색 도시인 서울이 싫어서, 표정없는 서울 사람들이 싫어서 안 올라구 그랬는데, 결국 와 버렸습니다. 서울에 가면 책 읽고 글 쓰는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좋은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로 일터를 옮긴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숭례문 학당에 살짝 발을 담가보았습니다. 언제든지 뺄 수 있는 채비를 하고 말이죠. 학당에는 비전절기를 구사하는 고수들의 경연장이었습니다. 절대 고수들의 사자후에 낙엽마냥 몸을 떨기도 했습니다. 사이비 교주의 부흥회 같은 분위기에 어리둥절 하기도 했구요. 그 분위기에 조금씩 적응을 하..
'글짓기' 하지 마세요 # 15. '글짓기' 하지 마세요 첫째, 자신이 평소에 하던 말 그대로 써도 괜찮아요. 더러 서투른 말이 나와도 상관없어요. 둘째, 착한 어린이가 된 것처럼 쓰지 마세요 칭찬을 받기 위해서 잘 보이기 위해서 꾸미지 마세요. 셋째, 슬프로 괴로운 일, 부끄러운 일도 괜찮아요. 얼마든지 좋은 글이 될 수 있어요. 넷째, 잘 쓴 글이라고 해도 그것을 흉내내지 마세요. 다만 그 글의 정직함만 배우세요. 만들어내는 '글짓기'는 하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 '글쓰기'를 하세요. 글쓰기 선생님이 단톡방에 올려 주신 짧은 동영상. 이번엔 ebs의 지식채널이었는데, 그 내용이 만만치가 않다. 글쓰기에 대해 이오덕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들려주시는 몇 가지 이야기인데, 마치 나에게 죽비처럼 다가왔다. 잘 쓴 글을 흉내내거나 남..
그저 일상 # 14. 그저 일상 오늘 하루의 베스트 컷이라니.... 30분째 책상에 앉아서 오늘 아침 기상해서 지금 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까지의 오늘을 반추해본다. 여느날과 전혀 다름없는 일상이었다. 일어나서 씻고 회사가고 결재서류를 만들고 결재를 올리고 발주를 내고, 점심때 동료들과 밥 먹고 담배 한 대 피고 30분 정도 책상에서 자다, 1시 업무 개시의 음악과 함께 또 같은 일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6시 땡 울리자마자 회사에 있는 헬스장에서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을 하고 샤워하고 저녁 먹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와 거래처에 메일을 보내고 퇴근을 했다. 곰곰히 생각해봐도 베스트 컷은 고사하고 이 일이 오늘 일어났는지 어제 일인지도 가물거린다. 이렇게 그저 지워지는 하루를 살았다. 만약 오늘을 다시 산다면..
<리스본행 야간열차> 중에서 단상 # 13. 중에서 단상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의 경고)에 대한 대답은 뭘까?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하라고." 하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게 무엇인가? 오랫동안 생각해 온 소원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기. 나중에도 언제나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는 잘못을 고치기. 메멘토를 안락함과 자기기만과 꼭 필요한 변화에 대한 불안에 대항할 도구로 사용하기. 오래 꿈꾸어오던 여행하기. 이런 언어들을 배우고, 저런 책들을 읽기. 이 보석을 사고, 저 유명한 호텔에서 하룻밤 묵기. 스스로에게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여기에는 더 큰 일들도 속한다. 좋아하지 않던 직업을 그만두고, 싫어하던 환경을 떠나기. 더 건실해지고 자기 자시에게 가까워지는 일들을 하기.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변에 ..
<이것이 인간인가> 중에서 단상 # 12. 중에서 단상 그렇게 밤새도록 자다 깨고 악몽이 교차하는 가운데, 기상 시간을 가늠하거나 그것을 두려워하느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기상'. 따뜻한 담요가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경계, 잠이라는 튼튼하지 못한 갑옷, 고통스럽기도 한 밤으로의 탈출, 이 모든 것이 산산조각난다. 우리는 다시 무자비하게 잠에서 깨어나 벌거벗고 연약한 상태에서 잔인하게 모욕에 노출된다. 이성적으로는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긴, 다른 날과 똑같은 하루가 계속된다. 너무나 춥고 너무나 배고프고 너무나 힘이 들어 그 끝은 우리와 더 멀어진다. (프리모 레비 p.94) 시련은, 약한 사람은 바스러뜨리고 강한 사람은 더욱 단단해지게 만든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강한 사람이었기에 아우슈비츠라는 시련에서 살아남아..
커피 단상 # 11. 커피 단상 제가 생각하는 위대한 먹거리 3대 본좌가 있습니다. 최초에 누가 발명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라면입니다. 이거 40여년을 먹어왔는데, 먹을 때마다 맜납니다. 집에서 먹든, 분식집에서 먹든, 등산가서 산 정상에서 먹든, 논에서 새참으로 먹든, 중동의 오지 사막에서 먹든, 언제 어디서나 그 맛을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 맛이란게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그리 변하지 않았을덴데 어찌 그리 맛있는지요. 두번째는 콜라입니다. 목 마를때 청량감을 주는 마실거리론 이 넘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삼겹살을 먹고나서는 꼭 콜라를 마셔야 합니다. 치킨이나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속이 느끼할 땐 콜라가 직빵입니다. 저의 경우는 소화가 안될때도 이 ..
몇 가지 선택들 # 10. 몇 가지 선택들 1. 부모형제 어떤 부모와 형제 속에서 자라는가가 태어나서 소년을 거쳐 청년이 될 때까지 그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아니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의 행동과 가치관은 유전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그가 그대로 물려받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하지만, 부모형제는 자신이 전혀 결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 함정. 너무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억울하냐고? 설마, 그럴리야! 2. 전공 그 시절엔 이 결정이 이토록 중요한 지 결코 알지 못했다. 친구를 따라 이과로 갔고, 부모님의 권유로 공대로 정했고, 드라마의 영향으로 건축을 택했다. 왠지 멋있어 보였다. 그 뿐이었다. 건축과에 들어가서도 내 인생이 노가다 삽질이 될 줄은 몰랐다. 그렇기는 하지만, 지금의 내..